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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대이동이 시작되는 곳 세렝게티 국립공원 아이와 나란히 앉아 텔레비전 채널을 넘기다가 세렝게티의 동물들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화면 속 초원을 가로지르는 동물들의 모습은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아프리카로 신혼여행을 갔을 때 거의 야생에 가까운 동물들을 가까이 마주하며 느꼈던 경이로움이 문득 떠올랐다. 그렇다면, 그 수많은 생명의 이동이 펼쳐진다는 세렝게티는 과연 어떤 곳일까? 인간이 아닌 자연이 주인공이 되는 무대. 오늘은 지구에서 가장 장엄한 야생의 드라마가 펼쳐지는 세계문화유산인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이야기를 찾아보고자 한다. 1. 150만 헥타르의 무대, 지구 최대의 생태 쇼세렝게티 국립공원의 면적은 약 1,476,300헥타르에 이른다. 이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광대한 규모이다. 이 드넓은 사바나와 탁 트인 삼림 지대는.. 2026. 2. 20.
천년의 시간이 겹겹이 쌓인 경주역사지구 국내여행을 많이 다녀본 편은 아니지만, 갈 때마다 유난히 마음이 편안해지는 도시가 있다. 바로 경주 역사 지구가 자리한 경주이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높은 건물을 찾기 어려워서인지, 그곳에 도착한 순간 마음이 평온하고 차분해진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만나는 유적과 명소들은 이곳 전체가 거대한 야외 박물관처럼 느껴지게 한다. 역사에 깊은 관심이 없더라도, 어느새 마음 한구석이 묵직해지고 경건해지는 기분이 드는 도시라 마음에 든다. 1. 신라 천 년의 수도, 살아 있는 역사경주는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도시가 아니다. 대신 천천히 걸을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도시이다. 낮은 하늘 아래 고분이 이어지고, 오래된 돌과 흙이 시간을 품은 채 자리하고 있는 풍경은 사람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느리게 만든다. .. 2026. 2. 19.
하늘 위에서 만난 세계 문화유산 수원 화성 설 연휴를 맞아 아이들과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지난번 스타필드 수원에서 보았던 열기구가 떠올랐다. 아이와 다음번에는 꼭 타보자고 약속했기에, 오랜만에 미세먼지가 걷힌 맑은 하늘을 즐길 겸 아침부터 ‘플라잉수원’을 찾았다. 플라잉수원은 화성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열기구에 오르자 수원 시내와 수원 화성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그 풍경을 바라보며, 오늘은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기로 했다. 1. 효심에서 시작된 도시, 정치 개혁의 심장부화성의 출발점에는 조선 제22대 왕 정조의 결단이 있다.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고, 정조는 즉위 후 부친의 묘를 수원 화산으로 옮겼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이장이 아니다. 그는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 2026. 2. 16.
철조망 너머에 남겨진 진실과 증언 아우슈비츠 수용소 얼마 전 다시 펼치게 된 빅터 프랭클의 를 읽고 아우슈비츠는 어떤 곳인지 궁금해졌다. 읽는 내내 마음 한 켠이 무거웠던 그 책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아우슈비츠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1. 최종 해결의 현장, 아우슈비츠의 역사적 배경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는 1940년, 나치 독일이 점령한 폴란드 지역에 처음 세워졌다. 처음에는 폴란드 정치범을 수용하기 위한 시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능은 완전히 바뀌었다. 1942년부터는 히틀러가 추진한 이른바 ‘최종 해결(Final Solution)’ 정책의 핵심 장소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정책은 유럽 전역의 유대인을 조직적으로 말살하려는 계획이었다.아우슈비츠는 점차 거대한 수용소 단지로 확장되었고, 세 개의 주요 구역으로 나뉘었다. 아우슈비츠 제1수용소는.. 2026. 2. 13.
절벽 위에 세운 기적 메테오라 종교가 없는 나지만, 길도, 계단도, 안전장치도 없던 시절 신에게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의지 하나로 이런 위대한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그들에게 신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신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 메테오라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1. 6천만 년의 시간 위에 세워진 기도의 공간메테오라를 이해하려면 먼저 ‘바위’부터 이해해야 한다. 이곳의 봉우리들은 단순한 절벽이 아니다. 약 6천만 년 전, 제3기 동안 강이 흘러내리며 형성한 퇴적층이 지진 활동으로 융기하고 단층과 균열을 거치며 지금의 기묘한 형태로 변형된 결과다. 사암과 역암이 침식되며 남은 거대한 잔괴(residual mass)들은 마치 땅에서 솟아오른 돌기둥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곳은.. 2026. 2. 12.
절대왕정의 무대가 된 가장 화려한 궁전 베르사유 궁전 프랑스 여행을 하면서 가장 기대됐던 곳은 바로 그 유명한 베르사유 궁전이었다. 어릴 때 즐겨보던 베르사유의 장미가 떠오르기도 하면서 과연 그곳은 어떤 곳일까 궁금했는데 역시나 그 규모와 화려함은 압도적이었다. 특히나 아름다웠던 베르사유의 정원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 그 여행 속의 기억을 되살리며 어떻게 베르사유 궁전은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1. 태양왕 루이 14세, 권력을 건축으로 완성하다베르사유의 역사는 원래 소박한 사냥용 별궁에서 시작되었다. 루이 13세가 세운 작은 건물이었지만, 그의 아들 루이 14세는 이 공간을 전혀 다른 차원의 정치적 무대로 탈바꿈시킨다. 그는 자신을 ‘태양왕’이라 칭하며 절대왕권을 시각적으로, 공간적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베르사유는 그 의지를 .. 2026. 2. 12.